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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여 빨리 오소서!"
최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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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여, 빨리 오소서!"
“원제:도이칠란트 호의 난파”
(제랄드 홉킨스)
“나를 다스리며 숨과 빵을 주시는 하느님.
세상의 기슭이시며
산이와 죽은 이를 지배하시는 하느님.
저에게 육신을 주시고
그것을 거의 망치려고 하시고
다시 새로운 손길로 나를 어루만져 주십니까.
저는 당신을 새로이 느낍니다.
아아, 두려운 하느님 그리스도여,
당신에게 버림받을까 봐 무서움의 높은 곳에서 어지럽고 가슴도 아프옵니다.
앞에는 하느님의 무서운 얼굴,
뒤에는 지옥의 낭떠러지.
그래도 나의 가슴으로 성체(聖體)의 가슴에 뛰어들었더니
지옥의 불길이 성령의 불길로, 분노의 은총이 자비의 은총으로 바뀝니다.
우물의 수면이 산골짜기의 물과 연결되어 있듯이
복음의 원리가 늘 나를 압박하니, 곧 그리스도의 선물입니다.
하늘의 반짝 터지는 별에 입맞춤을 보냅니다.
하느님의 신비는 어디에나 스며서 기운으로 퍼집니다.
원래 삶의 쓰라림은 하느님이 주신 것은 아니었지만,
삶의 쓰라림이 강처럼 흐르기에
사람이 하느님을 잘못 알고 흔들립니다.
예수님이 수난 하셨을 때부터 삶의 쓰라림이 비롯되었습니다.
절체절명에 빠진 자만이 그것을 압니다.
우리는 누구나 골고타의 영웅이신 그리스도의 발길을 따라갑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당신 뜻대로 사람을 다스리소서.
흠숭하올 왕이신 하느님이시여.
우리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칼로써건 불로써건 물로써건 사람은 죽게 마련.
토요일에 미국 가는 배에 2백 명 가량의 승객과 승무원이 탔다.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는 줄도 모르고.
‘도이칠란트 호’는 항해하다가 무서운 눈보라를 만났다.
템즈 강 하구의 사주(砂洲)에 좌초했다.
기관도 돛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희망은 회색 머리, 희망은 곧 상복이었다.
희망이 이미 떠나간 지 24시간
무서운 밤이 왔다.
물에 빠져 울부짖은 여자를 살리려고 한 사람이 밧줄을 몸에 메고 뛰어들었으나
무서운 파도에 견딜 수 있는가?.... 그도 함께 떠내려갈 뿐.
파도가 갑판을 휩쓸 때마다 사람들이 바다에 휩쓸려 들어간다.
어린이들과 여자들은 겁에 질려 울부짖었다.
이때 한 여성 사자(獅子), 여자 예언자가 우뚝 솟아서 처녀의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그녀는 프란치스코회 다섯 수녀 중 장상長上이었다.
그녀는 그리스도의 딸.
그러므로 나의(수사인 자기의) 누이이기도 하다.
다섯 수녀! 다섯!
그것은 바로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언어(예수의 오상五傷)가 아니었던가!
그녀는 소리쳤다.
”그리스도여, 빨리 오소서!“
그 절망의 순간 그녀는 그리스도를 크게 불렀다.
그 늠름함이여! 성령의 입김이여!
(여기에서 홉킨스는 그 절망의 순간에 그녀가 그렇게 힘과 믿음을 얻는 장면을 영감적으로 재현하고자 한다.
이 부분은이 시의 절정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어떻게 표현할까…그래 상상이여 조금만 더 빨리 나에게 와 다오…
아, 그래, 보이는구나! 이것이었구나! 그녀가 예수님을 본 것이었구나!
이 막다른 순간에 예수님이 물결을 밟으시며 그녀에게 와주시는구나!
아아, 자랑스러운 승리!
아아. 외로운 가슴! 순일한 시선! 그러니 그녀가 예수님을 알아본 것
예수님은 빛! 무염시태하신, 말씀이신.
이 수녀의 죽음이 곧 당신의 영광이옵니까?
그녀는 주님을 위해 고통을 찾아 받았군요.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안식이었습니다.
그녀의 종소리에 놀라서 불쌍한 양들이 당신께로 돌아온 것이로군요.
그러고 보면 그 배의 난파가 당신께는 추수였습니까?
무궁세 물결을 다스리시는 주여, 당신을 흠숭합니다.
존재의 근원이시여, 모든 것을 초월하시는 하느님,
죽음 뒤의 왕좌에 앉으시어, 주권으로 다스리시며 숨어 마음 쓰시며, 내다보며 계시는 하느님!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사람이신 하느님.
기적의 불로 마리아에서 나신 하느님.
단비로 오소서. 번개처럼 오소서.
자랑이시며, 장미이시며, 우리의 영웅이시며, 지존하신 목자이시며,
우리 가슴의 자비의 부뚜막의 불이시며 모든 기사다운 생각의 왕이신 하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