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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상의 성경성독(Lecio Divina)

작성자

최성옥

작성일
조회

1,062

노점상의 성경성독(Lecio Divina)

성당 오가는 길에 작은 규모의 재래시장과 고만고만한 상점들 그리고 이로써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매 번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사람 다니는 인도를 점유한 노점 상인들과 그 물건들이다. 그분들이 취급하는 물건은 약간의 차이도 있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한 것들인 ‘된장,감자,덩쿨콩,상추,부추,미나리,고추,호박,늙은)오이, 마늘,과일,호박등의 농작물들이다.

코로나 4단계로 다시 미사가 전면 금지되었다. 대신 인적이 끊겨 매우 조용할 성당에서 조배로 대신하고 귀가하는 길, 어떤 노점상 여인이 확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분은 누추한 파라솔 안 의자에 앉아 성경 삼매경에 빠져 계셨다. 엉성해 보이는 물건들 그나마 자매님이 앉으신 의자 앞∙뒤∙옆에는 벗겨놓은 야채 쓰레기가 지저분한채로....이 조합의 모습은 주목 받기에 충분하다 못해 훌륭해보였다. 손에 들고 읽으시는 낡고 삭아 보이는 개신교용 성경책은 상당기간 성독했음을 증거해 주고 있었다. 개신교 성경을 읽고 계시니 보나마나 개신교 신자이시다. 오후 15:00. 이 시각쯤은 이미 긴 시간 에너지 소비로 충분히 심신이 피곤하실 시간이지 않는가? 지나쳐오려다 아니지 싶어 발길을 돌려 그분 앞에가 섰다. “안녕하세요!” 공손하게 인사를 드렸으나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지 묵묵무답 말씀에 몰두중이시다. 옆 좌판의 자매님이 “여봐 손님 오셨어”라고 하시자 비로서 쳐다보셨다.

“안녕하세요....말씀 읽으시는 모습이 넘 뵙기 좋아서요. 이 시간쯤 졸리시고 피곤하실텐데 괜찮으세요?.”

그분이 간단, 단호, 명료하게 대답했다.

“하나님 말씀을 읽는데 피곤하지 않아요.”

“네......~ 말씀으로 은혜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더욱 간단하게 그분이 또 대답했다.

“네.”

사실 신교 형제자매들은 하느님과 성경과 교회와 목사님께는 대단히 호의적이시지만 ‘큰 집 가톨릭인’에게는 좀 냉정하게 대하시는 편이다. 더구나 나는 노골적인 복장을 하고 있으니...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을 여러 번 경험 했었다. 가끔 상점 안에서 성경을 읽으시는 분들을 더러 만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들은 대부분 개신교 신자들이다. 그럼에도 그분들이 참 좋아보이는 모습이다.

‘그들의 지도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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