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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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평화를 위해 길을 나선 희망의 순례자”

작성자

카타리나 마리아

작성일
조회

28

 

2025120, 평화의 모후 한국 관구의 수녀들은 지금 한국에서 가장 아픔이 많은 장소중에 하나인 새만금 갯벌로 향했습니다.  한국의 서해안에 위치한 새만금 갯벌은 전세계 5대 갯벌중의 하나로서, 아픈 지구를 정화시켜주고, 회복시켜주는 소중한 땅입니다.

 

이 땅, 곧 바다 생명들이 기대어 살고 있는 갯벌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그 울부짖음이 있는 땅을 향하여 수녀들은 생명과 평화를 위해 길을 나선 희망의 순례자로서 순례를 시작하였습니다.

 

1987년 정치적인 목적으로 서해안 갯벌을 수단 삼아서 농지로 개간하여 풍요를 약속하며 민심을 얻고자 했던 잘못된 계획은 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정말 많은 생명들을 멸종위기에 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갯벌을 막는 둑은 33km의 세계 최장의 긴 다리가 되었고, 갯벌을 가로막아 수많은 바다 생명들은 바닷물을 기다리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활동가들과 시민감시단은 지난 30년간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생명들의 대변인이 되어 그들을 살리기 위해 매일같이 새만금 상시 해수 유통을 외쳐왔고, 그러한 노력으로 이제는 상시는 아니더라도 수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새만금에서 아직 살아 있는 갯벌로 수라 갯벌이 있습니다. “수라비단에 수를 놓은 듯이 아름답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남은 이 아름다운 갯벌에, 여기에 미군 기지를 확장하는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20241229일에 새만금과 가까운 무안 국제공항에서의 참사는 철새의 영향도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의 서해안 갯벌은 철새들이 먼 길을 여행할 때, 잠시 쉬어가는 주요거점이라서 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공항 건설에 부적합한 장소가 됩니다. 조류충돌 위험이 무안 국제 공항에 비해 610배나 됨에도 불구하고 철새 도래지인 새만금 갯벌에 신공항건설을 추진하고 있어서 활동가들과 시민감시단은 갯벌에 살고 있는 멸종위기의 많은 생명들의 대변자로서 그들과 함께 울부짖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노틀담 수녀회 JPIC 위원회는 찬미받으소서 행동 플랫폼을 계획하며 관구의 수녀들이 지구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기위하여 수라 갯벌을 찾아 떠나는 것으로 생명평화 순례를 준비하였습니다. 42명의 수녀들이 전국에서 모여와 참여하였고, 수녀들의 사도직 현장에서 함께하는 어린이 5명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수라는 아직 살아있다라는 깃발을 들고, 수라의 생명들을 만났습니다. 갯벌이, 그곳에 의존하여 살아온 생명들이, 인간이 닫아놓은 바닷물을 10년을 기다려오며, 아직 저 밑에서 살고 있었음을 눈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이들이 매일 두차례씩 바닷물을 만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인간의 욕심으로 이들을 썩어가게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는 해수유통을 위하여, 생태계 복원을 위하여 지향을 가지고 기도하였습니다.

 

새만금 시민감시단으로 활동중인 오동필 단장님의 안내로 갯벌에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많은 생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새들과 고라니, 갖가지 조개, 염생 식물들. 우리는 이들이 만들어 낸 발자국들을 보며, 우리 자신과 연결된 생명들에 감사하고, 사랑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들의 터전에서 그들의 숨으로 걷고, 바라보고, 함께하면서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라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기억하였습니다. 이 모든 피조물들, 울부짖음 조차도 아름다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이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하는 발걸음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발걸음에 희망을 담아 걸었습니다. 갯벌이 느낄 수 있도록, 이 땅에 기대어 살고 있는 유기물과 새우, , 조개, 새들과 많은 생명들이 우리 발걸음을 희망의 소리로 들을 수 있도록 걸었습니다.

 

시민감시단인 오동필 단장님은 아름다움을 본 죄때문에 이들과 함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그 아름다움을 본 죄에 참여하며, 미안함과 감사한 마음으로 이 모든 생명들의 존엄함을 위해 함께 걸어갈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철새들이 놀라지 않도록 우리는 그들에게 휘파람으로 신호를 보내며, “우리가 너 가까이 가도 되니?”라고 묻고 그들이 천천히 자리를 피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며 기다렸습니다. 너무나 거룩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드넓게 펼쳐진 갯벌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인간의 철없는 선택들을 조용히 인내하고 있는 자연의 기다림에 미안하고, 감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주 교구에서는 매주 도청 앞에서 새만금 상시 해수 유통과 생태계 복원을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있어서, 우리는 이 미사에 참례할 수 있었습니다. 교구의 신부님들과 신자들이 함께 미사 봉헌을 하였습니다. 추운 날씨임에도 거리에서의 미사는 희망으로 따뜻하고 충만했습니다.

 

생명과 평화를 위해 길을 나선 희망의 순례자로서 우리는 지구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명의 존엄성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우리가 이 모든 생명들과 함께 하느님께 속해 있음을 감탄하고 찬미하였습니다. 이 순례를 통하여 각 기관을 운영하는 수녀들은 학생들과 또한 협력자들과 수라갯벌을 찾아와 그들도 이 생명들과 함께 순례의 여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연계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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